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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6월의 생각들 (3) | 나의 무기, 인재의 요건, 스스로 결정하기

moozii 2023. 7. 9. 22:22

나의 무기

평범한 것들의 특별함
좋은 기획이 나오려면 다양한 스타일의 기획자가 많아져야 하는 것 같아. 각자 다른 무기 하나씩 들고 싸울 수 있는 기획자들 말야. (19p)
...
다른 사람에게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이 나에게는 의외의 힘을 가져다주는 원천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거든요. 그 힘을 바탕 삼아 나만의 무기 하나쯤 만들어둔다면 더 바랄 것 없겠죠. (그리고 단언컨대 그 무기는 여러분의 생각보다 훨씬 강력할 겁니다. 분명히요.) (22p)

직업으로서의 기획자
대신 '아, 이건 그 사람이 정말 잘할 것 같은데'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대체 불가능까지는 아니어도 나에게 맞는 일을 끌어오는 자성 정도는 띄고 있는 게 유리한 거죠. 나의 가치관으로, 나의 스타일로, 나의 결과물로 조금씩 존재감의 뿌리를 내리고 있으면 주변에서 먼저 인정하고 알아보는 법이거든요. (285p)

기획자의 독서 (김도영 지음, 위즈덤하우스, 2021)

6월달 스터디하며 읽은 책 중 하나가 <기획자의 독서>다. 각자 읽은 것을 공유하고 토론하는 시간에, 우리 각자의 무기는 무엇이고 약점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때 나는 스스로 팀원들에게 '케이스를 나눠서 분석하는 업무에 과몰입하는 편'이고, 'UX Writing이 부족한 편'이라고 고백했다. 

 

이 책의 스터디 기간 도중에, 금년도 상반기 업무를 기반으로 팀 동료들에게 받은 피드백이 공유되었다. 

 

**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은 반기마다 동료 피드백 설문을 진행한다. 일정 근속 기간 이상의 직원만 대상으로 한다. 이번엔 나도 포함되어서, 나도 6명의 동료를 평가한 뒤에 설문 결과를 받았다. 

 

 

 

나의 피드백 결과

동료 피드백의 결과를 타인에게 유출 및 공유하는 행위는 자제하라고 안내되어 있기 때문에, 평가 문항과 평균점, 구체적인 피드백은 모자이크 처리하고, 적절한 수준에서 공유하며 회고하고자 한다. 

점수 전반

7개의 평가 기준에 대해 평균 4.796점을 받았다. 자연수 1~5점 중 선택하는 것을 감안하고, 전체 평가 기준 중간값 모두 만점, 100점 만점 환산 시 95.91점이니, 개인적으로 점수는 만족스럽다. 

 

각 평가 기준 별 점수 항목을 기준으로 강점, 약점을 판단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측면이 있다. 그 이유는, 정성적인 문장형 피드백과 분석 결과가 상이하다는 점이고, 상대적으로 점수형 평가 체계가 모두 4점대 후반으로 그 다소를 가지고 우위를 가리기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성적인 문장형 피드백을 분석하는 데에 회고를 집중했다. 

 

배운 점 & 기대되는 점

13건의 문장형 긍정 피드백을 포인트 별로 요약해 보면 다음과 같다. (중복 포함)

* 긍정 피드백 포인트 (언급 건 수) : 피드백 내 구체적인 문장 표현 발췌.

 

* 커뮤니케이션 스킬 (7건) : 정확하고 차분한 의사소통, 요구사항 변경에 대한 소통 및 설득(변경된 요구사항에 대하여 설득력있게 개발자와 소통하여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함),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협업, 명료한 의사 전달 및 팀 간 조율, 적극적인 아이디어 수용

엣지 케이스 및 변수 대응 (3건) : 모든 예외상황에 대한 차선책을 생각해두는 자세, 엣지케이스를 항상 고민하여 개발자로 하여금 더 나은 프로덕트를 사전에 설계할 수 있도록 도움, 다양한 변수를 파악해 빈틈없이 대응

* 자료 수집 및 문서화 (3건) : 맡은 업무에 대한 철저한 준비 및 정리, 문서 정리

* 업무에 대한 정확한 파악 (2건) : 요구사항을 꼼꼼히 분석

* 업무의 깊이 (1건) : 치밀하고 고민을 많이 하는 점

 

앞선 독서 스터디에서 스스로 이야기했던 것과 유사하게, 엣지 케이스 대응 등에 있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어느 정도 스스로의 강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했다고 생각해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기쁜 점은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대한 긍정 평가가 가장 많았다는 점이다. 지금 하고 있는 업의 본질 중 하나로 소통을 꾸준히 꼽아왔고, 그래서 이직 면접 때 "업무 상대에게 가장 기대하는 점"으로 커뮤니케이션을 꼽기도 했다.이 일은, 개발팀 뿐만 아니라, 전사적으로, 그리고 회사 바깥 고객에까지, 모든 이해당사자와의 커뮤니케이션 역량 혹은 이해 역량이 절실한 일이다. 스스로 이 업무의 가장 핵심 역량으로 꼽는 분야에 대해 나의 최대 강점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이 일에 내가 소질이 있나?'하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기분 좋은 포인트다. 

 

특히, 지난번에 대학교 동기와 잠시 커피챗을 하면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을 토로한 적이 있다. 업무 도중 동료로부터 커뮤니케이션 관련 피드백을 받고 시무룩했던 때라, 아직 배워가는 중이라며, 이 일에서 가장 배움이 많은 영역이 바로 소통이 아닐까 넋두리를 한 적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피드백은 내게 그간 잘해왔다는 위로를 건네 주는 성적표와 같다. 

 

개선점

* 문장 가독성 (2건) : 문장에 꾸밈이 많아 요점 파악이 어려울 때가 있음. 서술이 많아 가독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음.

* 업무 속도 및 호흡 (1건) : 업무 요청 시 조금 더 기다리기

 

강점과 마찬가지로, 나 스스로 꼽은 약점이 "UX Writing"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단점에 대한 인지도 되어 있던 것 같다. 거기다 요새 잊었던, 업무 중 드러나는 '급한 성격'을 다시금 되새길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적어도 다음달에 떠나기 전까지는 이 개선점들을 고치는 노력에 최선을 다해야지 싶다. 

 

 

 

회사가 생각하는 '핵심인재'의 요건

1. 핵심인재는 회사가 믿고, 의지하는 사람
2. 입이 무거우며, 발언/행동에 신중을 기하는 분
3. '나누는 사람'보다는 '합치는 사람'
4. 의견에 앞서 현장을 이야기 해주는 분
5. 어려운/불편한/챌린징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자리에서는 서포트
6. 자금을 집행하는 일에 있어서는 '입체적'으로 고민해 주시는 분
7. 함께 고민을 나누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서로 알아가는 분
8.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원만한 분
9. 회사의 interest와 align 된 분
10. 실패/실수는 빠르게 인정하고, 대안을 빠르게 탐색 후 전사에 공유해 주시는 분
11. 힘든 상황에서도 성숙하게 행동/대화해주시는 분
 

회사가 생각하는 '핵심인재'의 요건

핵심인재는 회사가 정해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타이틀이다 | 팀원 분께서 '회사에서 생각하는 핵심인재는 어떤 사람입니까?' 라는 질문을 주셨다. 참 감사한 질문이었다. 당시 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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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링글 이승훈 대표님이 작성하신 핵심 인재의 요건과 관련된 글이다. 그 중 5번 포인트가 인상깊어 붙여두었다. 경영진과 직원이 소통하는 방법에 대한 가이드가 주어진 느낌이다. 사실 어려운, 불편한, 챌린징한 주제를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을 사람이 대표인지라, 이를 공개적으로 공격하듯이 공유하게 되면, 대표의 입지를 난처하게만 할 뿐이니.. 다수와 공유하는 것을 지양해서 전사적인 방향성이나 분위기는 해치지 않도록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함을 엿볼 수 있다. 

 

 

 

그건 네가 스스로 결정해야지

무슨 일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 어떤 일을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1안, 2안, 3안까지 만들었습니다. 팀장님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이런 고민을 했는데 어떤 걸 선택하는 게 좋을까요? 나름 고민도 많이 했고 그런 고민을 팀장님이 알아봐 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따끔한 질책이었습니다.
그건 네가 스스로 결정해야지. 나한테 어떤 걸 선택하는 게 좋냐고 물어보는 건 네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는 거잖아. 물어보고 허락받을 필요 없어. 네가 결정하고 그걸 팀 전체가 알 수 있게 공유만 잘하면 된단다. 그러면 내가 됐든 다른 사람이 됐든 잘못됐다고 생각하면 지적해 줄 거야.”
 

그건 네가 스스로 결정해야지

10년 전쯤 이야기입니다. 무슨 일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 어떤 일을 처리하고 있었습니다. 1안, 2안, 3안까지 만들었습니다. 팀장님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이런 고민을 했는데

jeho.page

이 글은, 이번 직장에서도 많이 느껴본 부분이라 붙여두었다. 이번 직장에서 많이 기른 역량 중 하나가 바로 의사결정력이라 생각한다. 의사결정을 내 스스로 내리고 공유하는 습관을 들이게 된 것이다. 

대학교 새내기 시절, 법조인을 꿈꾸며 로펌에 견학을 가고 재판에 방청을 간 적이 있다. 재판을 보고 난 뒤, 변호사 님은 소감을 물어보자, 나는 양측의 의견 모두 일리 있다며 중립적인 소견을 취했다. 사실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균형 있는 의견, 중립적인 의견을 내도록 교육 받아 왔고,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나의 답변을 들은 변호사 님은, "좋은 법조인으로 성장하려면, 너 나름의 의견을 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며 더 생각해보기를 권하셨다. 그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에는 가볍게 넘겼는데, 최근 결정을 하는 연습을 해보면서 그때 생각이 문득 나 글에 덧붙였다. 

요새는, 항상 다들 나의 의견을 많이들 물어본다. 개발팀원들이 정책이나, 모순 상황에서의 중요도 판단 등을 지속적으로 물어오기도 하고, 내가 먼저 결정을 내려 전달해주기도 한다. 같은 업무를 하는 동료들과 논의를 하거나 이슈를 공유할 때에도, "항상 본인이 생각하는 의견과 근거를 덧붙여" 공유하도록 연습을 하게 되면서, 어떤 이슈든 내 의견을 내려고 노력한다. 그것이 우리 팀의 시니어 및 리드 급과 같든, 다르든, 우선 내 생각을 이야기하고 공유한다. 

나에게 이런 경험은 생소했다. 기본적으로 주니어가 결정을 내릴 일 자체가 없었고, 결정하게 되는 이슈가 생겨도 중요도가 매우 떨어지는 부분들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지금은 그래도 중요도가 큰 결정까지 참여할 수 있게 되어 많은 성장을 하게 되었다 생각한다. 초기 스타트업에 이런 경험을 기대하며 지원했었는데, 이직한 보람이 있구나 싶은 순간이다.